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2019 인도 라다크

2019 인도 잔스카르 17일차-파듐

2019.8.6.

 

 

: 지금 몇 시야?

 

낭군: 830. 우와.. 실컷 자고 일어났는데 830분이네.

 

: , 나두 잘 잤어.

 

낭군: 여기 커튼은 햇빛은 안 가려진다. 소용이 없네. 왜 이렇게 밝아.

 

 

아마 우리가 묵은 방 창문이 동향인가보다.

 

엄청나게 들어오는 햇빛이 커튼을 뚫고 방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숙소 주인아저씨가 숙박부를 작성해달라고 하셔서 기록하고, 정말 느리적거리면서 씻고 준비했다.

 

실제로 방에서 나간 시간은 11시쯤 되는 것 같다.


 



낭군: 부인, 아침 먹을 만한 적당한 데 찾아 봐.

 

: , 저기 괜찮네.

 

 

숙소에서 나와 메인로드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식당엘 들어섰다.

 

온통 인도 사람들뿐이다.

 

치킨 카레와 볶음밥을 주문했다.

 

가판대에는 여러 가지 튀김들이 즐비하다.

 

그게 뭔지 궁금해서 앞으로 가서 두어 번 기웃거렸다.

 

 

낭군: 부인, 부인이 움직일 때마다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돼.

 

: 그래? ?

 

낭군: 글쎄

 

: 근데 튀김인지 빵인지 모르겠는데, 종류가 많아. 이따 저녁에 사서 들어가자. 스낵같기도 하고..

 

낭군: 그래

 

 

, 막상 저녁 시간이 되니 비빔밥을 또 배부르게 먹고 나서는 홀랑 까먹고 숙소로 그냥 들어오긴 했다.






아침 겸 점심식사 후 바로 앞 가게에서 휴지와 과자 한 개를 사 들고, 장글라(Zangla)를 향해 출발했다.

 

장글라로 가는 길은 마을을 벗어나면서 비포장 잠깐, 이어서 매우 잘 포장된 도로와 비포장 포장 비포장이 이어서 나온다.

 

비포장이라고 해봤자 많이 덜컹거리거나 모래가 있거나 하는 길은 아니라서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보다, 장글라로 가는 내내 주변 경치가 역시나 끝내줬다.

 

특히 엄청난 습곡 구조가 보이는 암석에서 우리 둘 다 눈을 떼지 못하고 오토바이를 세워 놓고 서로 의견을 내며 시간을 보냈다.

 

습곡 구조 사이에 단층이 있다 없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사진을 찍어 확대해 보며 꽤 한참을 얘기했지만, 결론을 짓지 못했다.

 

 

낭군: 인도는 가는 곳마다 다 경치가 다르구나.

 

: 여기도 진짜 장관이다. 대박이야....

 

 

장글라까지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쉽게 도착했다.

 

가는 동안 내리쬐는 햇빛에 등이 불이 붙는 느낌이 들어서 참다 참다 결국 점퍼를 입었다.

 

 

: .. 진작 입을껄, 살 것 같아. 등이 불에 데이는 줄 알았어.

 

낭군: 난 부인이 뒤를 막고 있어서 몰랐나 봐.

 

 

햇빛이 등으로 내리쬐는 데 너무 뜨거워서 꼭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 살에 태양이 닿는 기분이랄까?

 

팔토시도 벗어버리고 점퍼에 의존했다.







주변 경치에 감탄하며 사진과 동영상을 번갈아 촬영하면서 장글라에 도착했다.

 

장글라는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마을로 들어서니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을 겸업하고 있는 집이 보인다.

 

아저씨가 뭐라 뭐라 하시는데 고개를 끄덕 하고 인사하며 지나쳤다.

 

 

낭군: 뭐 하나 마시면서 쉬었다 갈까?

 

: 좋아, 시원한 거 아무거나 마시고 싶다.

 

낭군: 아까 그 집밖에 없을 것 같은데 돌아갈까?

 

: 좋아.

 

 

지나치면서 인사한 아저씨네 레스토랑으로 돌아갔다.

 

 

낭군: 뭐 마실 수 있어요?

 

아저씨: ~ ~ 돼요~~~ 열쇠 가져올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가게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문 앞에서 기다리기를 5... 도 더 지난 것 같다.

 

 

아저씨: 큰일났어!!! 열쇠를 잃어버렸어!!!!

 

 

아저씨는 가게로 어떻게 들어가셨는지, 가게 안에서 창문을 열고 우릴 보며 난감해하신다.

 

 

: 여기 창문으로 들어가면 안 돼?

 

낭군: 저희 여기 창문으로 들어가도 돼요?

 

아저씨: 돼요~ 돼요~ 고마워요~~~

 

 

ㅋㅋㅋ.... 식당엘 들어가는 데 창문으로 도둑고양이처럼 들어가 보는 건 난생 처음이다.

 

 

아저씨: 커피? ? 뭐 줄까요?

 

낭군: 시원한 마실 것 있어요?

 

아저씨: 있어요. 있어요~~~

 

 

어딘가로 가시더니(역시 반대쪽 창문을 넘어서 나가셨다.) 마운틴 듀를 가지고 돌아오신다.

 

만져보니 충분히 시원하다.

 

아마, 계곡물을 받아서 음료수를 담궈 두는 것 같다.

 

준비해주시는 컵도 사양하고 뚜껑을 열어서 들이켰다.

 

... 더워 죽을 것 같은 날씨에 시원한 마운틴 듀는 꿀맛이구나.

 

햇빛은 엄청나지만, 공기가 덥지는 않아서인지 식당 안에 들어와서 의자에 앉아 있으니 시원하다.

 

한참을 앉아서 창문을 통해 바깥 경치를 살펴보며 낭군과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낭군이 1년 쉴 수 있게 되면 세계여행을 하게 해주겠다느니...

 

내가 쉴 수 있으면 처음 세 달 동안은 임용 공부하는 만큼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겠다느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만일 이렇다면.. 이라는 희망적인 가정을 하면서 하고 싶은 상상을 해 봤다.

 

페트병에 들어있는 생수 한 병에 40루피씩 지불하고 총 세 병을 든든하게 가방에 챙겨 넣었다.

 

레스토랑을 나올 때 역시 창문으로 나왔다.

 

아저씨는 결국 우리가 들어가서 나올때까지 꽤 한참 동안, 레스토랑 문 자물쇠 열쇠를 찾지 못하셨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산 위쪽 곰파를 향해 이동했다.

 

끝까지 오토바이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상하게도 이 곳은 지도에 곰파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고, 장글라 팰리스로 명명되어 있었다.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시점으로 보기엔 여러 곳이 부서져서 꼭 유적지처럼 보였다.

 

 

낭군: 10세기에 만들어 진 거래.

 

: 우와.. 그럼 10세기 넘게 여기서 버티고 있었던 거네.

 

 

건물 꼭대기까지는 층계로 이어져 있었다.

 

대략.. 150개쯤 되려나?

 

일단 올라가기 시작하는 데 생각보다 힘들다.

 

 

: 낭군, 여기 고도 2천 몇이라고 봤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힘들다?

 

낭군: 아닐걸?

 

 

하더니, 핸드폰으로 뭔가를 뒤져 본다.

 

 

낭군: 부인 지금 여기 3,600미터래.

 

: ~ 어쩐지 힘들더라. 지금 마우나케아보다 높은 곳에서 층계를 올라가고 있는 거잖아.

 

 

그러고 보니, 마우나케아는 3,400미터였나 그랬는데, 사방이 눈으로 덮여 있었는데, 이 곳은 더 높은데도 더워 죽을 것 같다.

 

고도가 더 높은 옆의 산들은 정상부가 눈이 쌓여 하얗게 덮여있긴 하던데, 3,600미터인 이 곳에서는 시원함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어쨌든 낑낑대며 올라간 꼭대기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이 아래 고원지대에서보다 더 잘 보였다.

 

인증샷을 몇 차례 찍고....

 

멀리서 다가오는 비구름과 함께, 갑자기 거세게 불기 시작하는 바람에 살짝 겁을 먹고 재빨리 내려왔다.

 

인도에 와서 만난 가장 강한 바람이었다.

 

다행히도 산 아래로 내려오니 바람은 다시 약해졌다.





장글라에서 파듐으로 돌아오는 길은,

 

분명히 오면서 봤을 풍경일텐데도, 다시 한 번씩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넋을 놓고 감상했다.

 

낭군은 여러 번이나 오토바이를 멈추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파듐으로 들어서며, 어찌나 파듐 마을이 예쁘게 보이던지...

 

 

낭군: 파듐이 이렇게 예쁜 곳이었어? 사진 좀 찍어줘.

 

: 너무 납작하게 나와.

 

낭군: 내가 편집하면서 잘 살려볼게.






 

오늘 저녁도 비빔밥을 먹기로 낭군과 합의 봤다.

 

그래서 다시 한식당으로 이동하려고 생각했는데...

 

 

낭군: 부인, 내일 파듐 뜰 거면 여기서 10km 떨어진 곰파 하나 더 보고 올래? 파퓰러거등. 내일 안 뜨고 쉴 거면 내일 가고. 부인이 결정해.

 

: ... 낭군이 결정하면 안 돼? 난 둘 다 똑같아.

 

 

그래서, 내일 파듐을 뜨기로 하고, 바르단(Bardan) 곰파를 보러 이동했다.





솔직히.. 장글라로 가는 길 만큼 풍경이 장관은 아니었지만, 낭군 말대로 역시 또 다른 풍경의 계곡을 보여주기는 했다.

 

곰파까지 가는 길은 전부 비포장이지만 대체로 편평한 편이었고, 곰파에 거의 다 도착해서 물을 건널 때 고민을 좀 많이 했다.

 

 

: 이제 와서 신발 젖기는 싫은데...

 

낭군: .. 돌아갈까?

 

: 이것만 통과하면 도착인데... 곰파까지 1km야 겨우.

 

낭군: 얼마나 깊은 것 같아? 부인이 오토바이 타고는 못 지나갈 것 같지.

 

: 응 한 이정~? (20cm)

 

 

때마침 맞은 편에서 오는 차 한 대가 있어서 바퀴가 얼만큼 빠지는지 유심히 살펴봤다.

 

생각보다 얕아 보였다.

 

 

낭군: 부인 타봐.

 

: 신발 젖어도 괜찮으니까 안전한 길로 가요. 바로 앞에도 돌 있고, 저쪽도 바닥에 돌이 있는 것 같아.

 

 

물이 진한 흙탕물이라 바닥이 전혀 보이질 않아서, 깊이를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막상 건너보니 별 것 아니었다.

 

바닥이 무르지도 않았고, 보는 만큼 돌이 많지도 않았다.




그렇게 곰파에 도착.

 

 

곰파도 문을 닫는 시간이 있는 것 같았다.

 

스님 한 분이 나오시면서 대문을 잠그셨다.

 

들어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조심조심 계단을 올라섰다.

 

계단 옆 담벼락 위에서는 검은 개 한 마리가 우리를 보고 짖었다.

 

그런데, 짖는 소리가 뭔가 빨리와~ 하는 느낌이다. 경계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올라가서 한참 동안을 쓰담쓰담 해주며 토닥거려주고, 곰파 주변 경치를 둘러보았다.

 

 

낭군: 곰파를 지키는 개 치고는 너무 순한 거 아냐?

 

: 그래도 짖기는 했잖아.

 

낭군: 근데 짖는 소리가...

 

: , 빨리 와서 쓰다듬어달라는 느낌이었지?

 

 

곰파 자체는 딱히 볼 거리는 없었다.

 

그냥 멀리서 이 곰파 건물을 봤을 때, 엄청난 절벽 암석 위에 세워진 모습이 매우 도도해 보인다는 느낌이 멋졌을 뿐.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이번엔 진짜 파듐의 한식당에 비빔밥을 먹으러 직행했다.

 

 

한식당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 차들이 전부 줄을 서 있다.

 

그리고, 앞쪽이 시끄럽다.

 

 

낭군: 앞으로 가 볼까?

 

: ! 우린 오토바이니까!

 

 

다행히 줄을 서 있는 차의 운전자들 표정이 썩 나쁘지 않다.

 

서 있는 차들 사이를 뚫고 앞으로 가 보니, 동네 청년들이 둥글게 모여서 춤을 추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건가?

 

 

아주머니: 뭐 먹을 거예요?

 

: 비빔밥이요!

 

아주머니: 하하하. 지금 가게 문 닫으려고 했었는데, 진짜 딱 좋게 왔어요.

 

 

알고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식사를 하는 손님이 없었고, 죄다 케이크만 주문했는데, 그 케이크가 이제 전부 떨어져서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하는 찰나,

 

어제 만났던, 이곳에서 일주일을 묵는다고 했던 손님이 볶음밥을 먹고 싶다고 하여 막 밥을 지으셨다고 했다.

 

그 타이밍에 우리가 식당에 들어선 거였다.

 

그 손님은 홍콩 사람이었는데, 홍콩 사람들이 여권상으로는 중국으로 표기된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인들에게는 누브라밸리, 판공초, 초모리리 지역의 퍼밋이 발급되지 않는다고 했다.

 

충격이었다....

 

그런 이유로 선택한 곳이 이 곳 잔스카르 지역이고, 스리나가르 지역 분위기를 봐서 그쪽으로 가거나 안 되면 레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여기 한식당 아주머니들을 포함하여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서 좋다며 웃는 밝은 사람이었다.

 

 

낭군: 밖에 사람들 봤어요? 오늘 무슨 일이 있나요?

 

손님: 뭔가를 축하하는 것 같아요.

 

아주머니: 잔스카르 지역이 어제부로 자치구로 선포됐어요. 그래서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사람들이 자축하는 중이예요. 자치구로 되면 이제부터는 잔스카르 지역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지역 땅을 사고 팔 수가 있어요. 그런데, 잔스카르 지역이 자치구가 된 것을 스리나가르 지역에서는 싫어해요. 그래서 분위기가 안 좋죠.

 

 

... 우리가 딱 그런 날에 잔스카르에 묵게 된 거구나.

 

운이 좋네.

 

 

낭군: 여기 주유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아주머니: 장글라 가는 길에 있는데, 아이고... 말을 해줄 걸.

 

: 그 주유소가 문을 닫았더라구요. 사람도 없고.

 

아주머니: ~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가 기름을 넣었는데, 오늘은 주유소에 기름이 다 떨어졌대요.

 

낭군: ?!! 맙소사... 저희 지금 기름이 바닥났거든요.

 

손님: 저도 오늘 떠나려고 했는데, 택시에 기름이 없어서 그냥 기다리고 있어요.

 

아주머니: 내일이면 괜찮을 거예요.

 

손님: 내일이면 괜찮을 거예요.

 

 

다들... 약속한 것처럼 내일이면 기름을 넣을 수 있을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아주머니: 여기 잔스카르에서는 계획을 세워서 그대로 하려고 하면 힘들어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생겨요.

 

 

아주머니는 이 곳 인도에 사신지 벌써 25년이나 됐다고 하셨다.

 

어림잡아 연세가 50쯤 돼 보이셨는데,

 

20대 젊은 시절에 인도를 여행(인도에 오게 된 사유는 모르겠지만)했다는 것도 놀랍고,

 

여기에서 인도 남자를 남편으로 만나 계속 살고 계신 것도 놀라웠다.

 

아마 우리가 모르는 사연이 있겠지.

 

 

아주머니: 제가 남편한테 한번 얘기해볼게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어요.

 

 

파듐에 도착한 날 이 곳 한식당에 들어오자마자 만났던 인도 남자분이 알고 보니 남편이었고,

 

택시 운전을 하시는 분이셨다.

 

 

아저씨: 기름이 얼마나 필요해요?

 

낭군: 10리터 정도 필요해요.

 

아저씨: ?!! 10리터는 없고, 4리터까지는 빼 줄 수 있어요.

 

 

정말 급하면 이런 식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을 받게 되는구나...

 

아주머니께서는 먼저 볶음밥을 먹고 일어난 손님에게 홈스테이를 주선해 주셨다며, 하루에 400루피에 묵고 있다고 하셨다.

 

우리가 1,500루피에 숙소를 구했다는 말에 너무 비싸다며 계속 끝도 없이 아쉬워 하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방에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뷰와, 방 컨디션 등을 생각하면,

 

다시 고르라고 해도 우리 둘이 400씩 총 800루피 방을 선택하느니, 1,500루피에 깨끗한 호텔을 들어갈 것 같았다.

 

 

아주머니: 언뜻 보니 슬리핑 백을 갖고 다니는 것 같던데...

 

: , 맞아요. 갖고 다녀요.

 

아주머니: 잘 하는 거예요. 빈대한테 물리면 고생해요.

 

 

빈대!’ 이녀석들이 이 곳 파듐에도 살고 있구나..

 

더더욱 깔끔한 호텔에 묵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페루 마추픽추 숙소에서 빈대 때문에 정말 죽도록 고생했던 기억에, 두 번 다시 빈대는 만나고 싶지 않았다.

 

 

직접 무치거나 볶으신 많은 야채들에, 고추장을 듬뿍 얹어 된장국을 조금 넣고 비벼서 먹으니 역시나 오늘도 꿀맛이다.

 

진짜 완벽한 한식, 오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숙소에 돌아와 보니 마당에 다른 오토바이 세 대가 세워져 있었다.

 

낭군이 아저씨께 여쭤보고, 아저씨가 기름을 5리터만큼은 빼주실 수 있다는 얘길 듣고 또 안심.

 

 

낭군: 우리 기름통에 5리터 정도가 들어있는 거거든? 그리고 오토바이에 기름도 완전히 바닥나지는 않았어. 아저씨한테 5리터를 받으면 카르길까지 가는데 문제없을 것 같아.

 

: 그래 잘 됐네, 그럼 내일 출발할 수 있겠다. 이번엔 랑듐에서 하루 자고 이동하자. 여유롭게 구경하면서.

 

낭군: 좋아.

 

 

날씨가 흐리고 바람도 꽤 불어서인지,

 

낭군이 샤워하려는데 자꾸 전기가 나갔다 들어왔다 해서 결국 핸드폰 플래시에 의지해서 간신히 샤워를 하고, 나는 전기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씻었다.

 

아마 밤새 전기는 들어왔다 나갔다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