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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인도 라다크

2019 인도 잔스카르 15일차-레에서 산코로

 

 

 

2019.8.4.

 

 

아침 7시에 식사 후 810분 출발


810일에 다시 돌아온다고 얘기하고 짐을 맡겼다.


카르길까지 길이 너무 잘 포장되어 있어 쉬지도 않고 이동했다.


속력도 빨라서 동영상 촬영은 커녕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가 없다.

 

 

: 낭군, 오늘 찍은 사진의 2/3는 버린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 1/3만 건지자.






 

처음 제대로 멈춘곳은 인더스 강과 잔스카르 강이 만나는 뷰포인트 지점.


뷰포인트이긴 하지만 도로 바깥으로 조금 갓길이 있을 뿐,


뭔가 친절하게 주차 공간이라던가 휴게 공간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전혀 없다.


강이 만나고 있는 지점은 여느곳과 마찬가지로 색이 다른 물이 합쳐지고 있어 경계가 뚜렷하게 보인다.











도대체 어디서 사진을 찍고 어디서 동영상을 시도해야 할지 감을 잡을수 없을만큼 이동하는 길이 아름다웠다.


오히려, 맵스미의 뷰포인트 중 snow flower 뷰포인트가 있어서 일부러 멈췄으나, 상상했던 눈꽃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아마도 주변에 어울리지 않게 날아다니던 새 이름인가? 하고 추측만 해봤다.

 



















한참을 이동하다 보니 내가 좋아할만한 경치가 나타난다.

 

 

낭군: , 여기가 문랜드인가?


: 뭔가 포인트 맞나봐 엄청 멋있어!

 

 

일단 오토바이를 세우고 경치를 구경했다.


지도를 보니 문랜드(moon land)가 맞았다.


달 지형을 닮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지역이 다 멋있지만 특히 더 내 취향이었다.

 

 

: 확실히 지명에 'moon'이나 'devil'이 들어가면 멋있는 것 같아.


낭군: devil's... 라는 이름 좋아하지 부인은.



 














작은 마을 두세개와 멋진 계곡들을 지나, 오토바이를 세울 수밖에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라마유루(Lamayuru) 입구는 곰파인지 마을인지 기괴암석 위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 진짜 동화속에서 방금 튀어나온듯한 궁전의 모습이라


평범한 외국인이라면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상황.


이 동화같은 장면이 잘 보이는 위치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들렀다.

 


 

낭군: 메뉴가 되게 많아!


: 우와... 골라야겠네


낭군: (아저씨께) 잠시만요.


: 토스트 돼요?


아저씨: why not~


낭군: ㅋㅋㅋㅋ

 


 

낭군은 프라이드 모모, 난 허니 토스트를 주문했다.


기다리는 사이 주변 사진도 다시 찍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낭군: 우리가 라마유루에서 묵는 거였으면 이 집에서 묵었겠다. 아마 와이파이도 될 것 같아.

 

 

그렇게 말하는 낭군 뒤로 free wifi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었다.ㅋㅋㅋ















점심식사 후 물벡(mulbek)까지 쉬지않고 가려고 했으나, 사진을 찍어야 하는 풍경과 맞닥뜨려 본의 아니게 몇 번 정차하고,


그 뒤로 어느순간부터 나는 잠들었다...


30분만 가만히 햇빛에 노출돼서 서 있으면 쓰러질 것 같은 태양빛에, 잠이 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내 기준으로..)


잠에서 깨어 정신을 차리고 지도를 열어보니, 카르길까지 불과 19km...


그 동안 분명 멋진 풍경들을 많이 지났을텐데, 하나도 보지 못했다.


.. , 올 때 다시 똑같은 길이니까 그 때 보지 뭐.













































카르길 입구에서는 오토바이와 택시들에 대해 입장료를 받고있었다.


고작 30루피이지만, 모든 차량에 대해 징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낭군은 불만이다.

 

 


낭군: 우리가 외국인이라 우리한테만 받나?


: 뭐 그럴수도 있고.


낭군: 표에 뭐라고 써있는데?


: 오토바이, 택시, 엔터피 라고 돼있는데?


낭군: 고속도로 통행료 같은 개념으로 돈 받는곳이 있다고 듣긴 했어.


: 사실 입장료 개념이면 레 도착한 공항에서 공항세라도 받았어야 했어. 그래서 사기 같아.

 


 

카르길에 들어서서 제일먼저 주유소를 찾았다.


오토바이 기름 탱크의 절반이 비었는데 가득 채우니 550루피만큼 들어간다.

 


 

: 선 김에 물이나 마시자. 낭군도 마셔.


낭군: -! 물 따뜻~하다고 해주지.


: 이 햇빛에 너무 당연한거라 생각 안했지.


낭군: .. 시원한 쉐이크나 한잔 마시고싶다.


: 마시고 갈까? 이 동네가 제일 커. 여기 벗어나면 없을꺼야.

 







 


지도를 뒤져서 카페를 찾았다.


우리가 이동하는 경로에서 살짝 옆으로 빠진 곳이었다.


낭군이 찾은 카페에 도착하기 전에 깔끔해보이는 가게 발견.


일단 들어가보자.


 

치킨롤과 쉐이크 두 잔을 시켜서 먹어보니 롤이 생각보다 맛있다?


한 개를 더 주문해서 먹고, 시원한 콜라도 주문했다.


기분좋게 거스름돈 30루피는 퉁치고.. 출발~


 









오늘 목적지는 산코(Sanko)이다.


카르길에서 산코까지 길 상태가 어떤지 몰라서 일단은 살짝 긴장하고 이동을 시작했다.

 

 

: 낭군 운전 오래해서 힘들지


낭군: 길이 좋아서 괜찮은데?

 

 

산코까지의 길은 잘 포장된 도로였다.


어느 블로그에선가 다음 마을까지는 버스도 들어간다고 했었는데, 거기까지는 포장이 되어있나보다.


울퉁불퉁하고 자갈길에 리버크로싱이 많은 곳은 그 이후부터 파듐(Padum)까지가 어려운 길인가 싶다.



 

산코 이전에도 마을이 여럿 있는데, 지도에 나오지 않는 것 치고는 사이즈가 큰 편이었고,


마침 하교 시간이었는지(일요일인데 학교를 가는건지 모르겠다만.. 혹은 예배였는지도?)


엄청 많은 학생들이 걸어서 이동하고 있었다. 전부 같은 방향으로.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애들은 우리랑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열심히도 손을 뻗는다.

 

 


낭군: 오른손은 도저히 못 떼겠어, 위험할 것 같아


: 응 손 떼지 마, 나도 불안해


낭군: 근데 애들의 기대를 모른척 하고 지나가는게 힘들어

 

 


왼쪽에 있던 애들하고는 하이파이브에 성공했다.


ㅋㅋㅋ 그게.. 내가 기분이 좋네... ㅋㅋㅋ









산코는 생각보다 큰 마을이었다.


호텔도 있고 게스트하우스도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겉모습이 깔끔해보여서 들어갔는데,


문이 잠겨있고 주인아저씨는 안 계신다.


그런데 우릴 보고는 무려 세 명의 사람들이 주인아저씨한테 전화를 건다.

 

 


행인: 5분안에 오실꺼야 지금 오는 중이셔


낭군: 어떡해? 기다릴래?


: 우리땜에 일부러 전화하고 오는 중인것 같은데? 기다려야지.


낭군: 그치? 근데 우리 너무 주목받는 느낌 들지 않아?


: , 외국인 처음 보는것도 아닐텐데 전부 우릴 쳐다보네..

 

 


마을 사이즈에 비해 숙박하는 외국인은 의외로 없나보다.


주변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숙소에 들어섰다.


아침은 없고, 800루피.


와이파이는 안되지만 핫샤워는 가능하다.

 

 


: 수건 받을 수 있을까요?


주인: 저거 쓰면 돼


: 아니, 샤워타올이요.


주인: , 저거 쓰면 돼


: 우리 두 명인데요?


주인: , 수건이 필요하다는 건가?


:


주인: 새 수건은 없어.


: ...

 

 

핫샤워가 되니 수건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나의 상식이 산산조각..ㅋㅋ


괜찮아. 우리에겐 60루피주고 구입한 손수건이 있잖아.


쓰고 물기 짜고 닦고 물기 짜고 그러면 되지 뭐.

 

 

게스트하우스는 새 건물인 건 알겠는데, 관리가 너무 안 되어 있었다.

 

욕실이 딸린 방은 1,000루피, 그냥은 800루피

 

아침식사는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고, 그냥 방 가격이다.

 

내가 씻을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주겠다고 욕실을 점검하러 간 낭군이 한참동안 돌아오질 않는다.

 

 

낭군: 부인.. 그냥 저쪽 욕실(욕실이 딸린 방)에서 씻을래?

 

: ? 따뜻한 물이 안 나와?

 

낭군: 샤워기가 없어. 온수기는 있는데, 샤워기만 있으면 물이 잘 나올텐데 아직 설치를 안 하신 것 같아.

 

 

다행히 욕실이 딸린 방의 샤워시설은 샤워기가 설치된 상태였다.

 

 

: 그래, 근데 낭군이 거실에 있거나 방문 열어놓고 있으면서 봐 줘야 할 것 같아.

 

 

씻으려고 들어간 욕실은 정~말 관리가 안 되어 있다는 태가 났다.

 

바닥에 잔뜩 떨어져 있는 벽돌 가루이며, 세면대의 스티커도 아직 떼지 않았고, 양동이는 언제 고인 물인지 노란 물(쇳물처럼)이 고여 있었다.

 

어이없게도, 화장실이든 샤워기이든 모든 수도꼭지와 시설들은 반짝거리는 새 거였다.

 

수압이 약해서 시간을 들여서 씻고 있는데, 낭군이 밖에서 나를 부른다.

 

 

낭군: 부인~ 주인아저씨 오셨거든? 부인이 여기서 씻고 있다고 말씀은 드렸는데, 옷은 있어?

 

: 응 다 가지고 들어왔어.

 

낭군: , 나올 때 조심해서 나와~

 

 

꾸역꾸역 옷을 갖춰 입고 나왔다.

 

낭군은 꽤 한참 주인아저씨와 얘기하다가 들어왔다.

 

 

낭군: 이 게스트하우스를 올해 지은 거래. 그래서 새 건가 봐. 아직 가오픈? 이런 느낌이야.

 

: 근데 아주머님은 안계신가? 관리를 심하게 안하셨어. 청소를 단 한 번도 안 하신 것 같은데? 먼지 봐...

 

낭군: 응 아직 제대로 오픈하지 않은 것 같아.

 

: 청소는 왜 안하셨냐고 물어보지

 

낭군: .. 그런 질문까지는...ㅋㅋ 못 했네.

 

 

이불은 아직 택도 떼지 않은 새 거였고, 베게나 침대 등등 전부 새 거라는 티가 났으나,

 

침대 헤드 위나 문에 걸려있는 옷걸이 등, 모든 곳에 먼지가 쌓여 있었다.

 

 

낭군: 침낭 써야겠지?

 

: , 먼지 때문에.

 

 

낭군과 침대에 기대어 영화 한 편을 보고 잤다.

 

내일은 비포장 200km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