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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인도 라다크

2019 인도 라다크 14일차-레

 

2019.8.3.

 

 

어제 맡긴 빨래를 오늘 오후 2시 넘어 찾아야 하기 때문에, 카르길로 출발하는 건 내일로 미뤄졌다.

 

어제 점검받은 오토바이로 가까운 곳을 돌아다니며 오늘 상태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카르길까지는 고속도로처럼 길이 잘 뚫려있다고 하지만, 카르길에서 잔스카르까지는 길이 많이 험하다고 하니 오토바이가 완벽한 컨디션을 만족해야 한다.

 

어제 패스한 아침식사도 오늘은 꼭 하기로 했다.

 

 

: 낭군, 어제 남은 수박 잘라서 아침에 같이 먹을까?

 

낭군: 그래.

 

 

절반이 조금 안되게 남은 수박을 잘라서 바닥에 앉아 한 조각씩 먹다 보니, 느새 나 혼자 절반을 먹고 있다.

 

 

: 낭군, 아침 먹기 전에 그냥 수박 다 먹고 내려가자. 부인 먹다보니까 다 먹겠어.

 

 

낭군을 맞은편에 끌어다 앉혀 놓고 수박을 해치웠다.

 

빌린 그릇들을 깨끗이 닦아 수박 껍질(음식물 쓰레기)과 함께 다이닝 룸으로 가지고 내려갔다.

 

오늘 아침식사는 오믈렛과 함께 인도식 부침개(감자 갈아서 밀가루와 부친 음식인데, 아미고에서 아침을 먹었을 때 먹었던 음식과 조금 다르게, 양파가 많이 들어가 있다.)

 

양파가 좀 많이 들어간 것이 더 맛이 좋구나.. 하는 걸 오늘 알았다.

 


 



낭군: 론니에서 여기 레 지역에서의 1순위가 틱세(Thiksey) 곰파라고 했거든? 론니 1순위인데 안 가보는 건 좀 그래.

 

: 그래, 가보자.

 

 

나는 곰파 자체는 그다지 볼 게 있다거나 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곰파의 전체 모습을 멀리서 보는 건 좋았다.

 

게다가 대부분의 곰파가 엄청나게 좋은 경치를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곰파 주변의 풍경은 항상 멋있긴 하다.

 

우리 숙소에서 틱세 곰파까지 약 20km 정도의 거리였는데, 전부 포장도로인데다 벌써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던 곳이라 그런지 도착까지 시간은 겨우 20분쯤 걸린 것 같다.

 

짧은 드라이브로 적당한 정도?









 

 

곰파 입구에서 보는 곰파 전체의 모습이 참 멋있었다.

 

곰파 입장료는 디스킷 곰파와 마찬가지로 성인 1명에 30루피.

 

정말 유지비의 명목으로 최소한의 금액만 받는 것 같다.

 

 

: 우린 4,000m 넘는 곳에서 며칠을 머무르다 온 사람들이잖아? 이 정도는 거뜬하지~

 

 

라고 허세만 부리고...

 

계단을 올라가는 데 몇 계단 올라가지 않아 숨이 찬다.

 

그래도 확실히 처음에 인도 도착했을 때 보다는 훨씬 더 적응이 된 것 같다.






























 

낭군: ... 곰파에서 이렇게 앉아 있으면 멍 때리고 있기 짱이구나.. 나 순간 멍 때리고 있었어.

 

: 아무생각 없이 그냥 앉아있게 된다. 정신건강에 좋겠네 여기.

 

 

멋있는 주변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고 나니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는게 눈에 보인다.

 

 

낭군: 점심은 어떡할래? 곰파가 한 곳 더 있는데, 여기서 27km 더 가야 돼. 거기 갈 거면 이 근처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고, 왕궁을 볼 거면 레로 돌아가서 먹고.

 

: ... 곰파는...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 곰파 자체가 아니라 주변 배경을 보는 게 포인트인 것 같은데, 우리가 누브라밸리, 판공초, 초모리리에서 엄청난 풍경들은 봤잖아? 내일부터 카르길과 잔스카르에서 또 볼 거고. 왕궁을 가자. 레에서 점심 먹고.

 















 


그래서 다시 레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것 역시 금방이었지만, 도중에 먹구름 한 부분이 도로위로 올라왔던지, 잠깐 동안 내린 비로 낭군은 티셔츠가 많이 젖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 오토바이를 타면, 나는 낭군이 앞에서 막아줘서 팔 부분만 젖고 대부분은 괜찮은 편이다.

 

 

낭군: 점심 뭐 먹고 싶어?

 

: 파스타! 지난번에 먹었던 집

 

낭군: 거기 파스타 맛있었지?

 

: , 근데 저녁에 닭볶음탕 먹을 거면 파스타 한 개만 시켜서 같이 나눠 먹자.

 

낭군: 저녁에 닭볶음탕 확정이야?

 

: 낭군은 어떤데?

 

낭군: 난 좋은데 부인이 그냥 맞춰주는 걸까봐.

 

: 나도 먹고 싶은데?

 

 

무엇보다... 앞으로 카르길과 잔스카르를 여행하는 동안 누브라밸리, 판공초, 초모리리에서와 마찬가지로 인도음식만 계속 먹게 될까봐.........

 

이미 좀 질린 것 같은데... 그게 걱정인 거다.

 

오늘이라도 매운 한국 음식으로 위를 달래놓아야, 앞으로 6일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오후에 왕궁을 갔으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일기에 왕궁 내용이 빠져있었다


입장료가 300루피씩이나 됐지만, 곰파보다도 볼거리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level 9까지 건물이 지어져 있고, level 8까지 한 층씩 올라가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 끝


인상깊게 남질 않아서 일기를 쓰면서도 왕궁 얘기를 잊었었네...}


 


























 

세탁물을 찾으러 이동했다.

 

여행하면서 세탁을 맡기면 모든 옷을 차곡차곡 개주는 게 참 좋다.

 

잡일에 해당하는 집안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주는 느낌?

 

들고 다니면 짐이 될 것 같아서, 게스트하우스에 들러 세탁물을 넣어두고 식사를 하러 다시 나왔다.

 

역시나 40분 정도를 기다려서 닭볶음탕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레에 한식당이 있고, 닭볶음탕이 맛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체력이 떨어질때마다 한식을 먹어줘야 기운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