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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인도 라다크

2019 인도 라다크 7일차-누브라밸리

2019.7.27.

 

 

 

이번여행 처음으로 침낭을 꺼내서 잤다.

 

새거라 그런지 폭삭폭삭해서 기분이 좋다.

 

8시간을 도중에 깨지도 않고 꿀잠 잔 것 같다.

 

아침 7시가 되니 방문을 두드린다.

 

아침식사를 몇시에 준비해 주냐고..

 

730분으로 예약해두고, 출발할 준비를 했다.

 

아침식사는 오믈렛(역시나 계란을 풀어서 야채와 섞은 얇은 부침개)과 식빵 세 조각, 밀크티.

 

 

 

: 그래도 식빵 가장자리는 전부 잘라냈네.

 

낭군: 이런데서 디테일하게 신경쓴거야? ㅋㅋ

 

 

 

짐을 꾸리고 출발~

 

일단 낙타사파리에 들르기로 했다.

 

낙타사파리 입구로 들어가는 길은 전부 사구가 펼쳐져 있는 비포장이었다.

 

나름 사구를 보호하려는지,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칠레에서 만났던 모래사구들과 비교하면 비교도 안 되게 작은 규모였지만,

 

그래도 모여있으니 나름 봐줄 만 했다.

 

오히려 우리 시선을 잡아 끈 것은 낙타사파리의 풍경.

 

진짜 쓸데없이 예쁘다!!

낙타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함인지, 낙타들이 마실 물을 공급하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사파리 가장자리를 둘러싸서 흐르고 있는 계곡과, 계곡을 건너라고 만들어 둔 두 개의 아기자기한 나무다리,

 

계곡물을 힘의 원천삼아 곳곳에 자라고 있는 풀과 이끼들, 사파리 전체를 커다랗게 둘러싸고 있는 산맥,

 

한쪽 방향으로 나름 사막처럼 꾸며져 있는 모래언덕..

 

진짜 주변 풍경이 평화롭고 예쁘다는 말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눈으로 보이는 경치가, 아무리 노력해도 사진으로는 아예 표현되지 않는 아이러니함이 있었지만,

 

담지못한 풍경 대신 내 친구 낙타들로 사진을 가득 채운 것에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낙타들은 죄다 바닥에 무릎꿇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직 사파리 개시 시간이 안 된 것 같았다.

 

앉아있는 낙타들 등 위로 도톰한 담요가 얹어지기 시작했다.

 

 

낭군: 얘네들 이제 일할 시간인가봐.

 

: 응 근데 일어나기 싫어하는데? 일하기 싫은거지.

 

 

 

낙타들 중 몇은 계속 무릎꿇고 누워서 놀고싶어하는 것 같았다.

 

아저씨가 소리도 질러보고, 꼬리를 잡아다 엉덩이를 톡 톡 건드려보기도 하는데 꼼짝않고 버티는 애들도 있었다.

 

낭군: 부인 낙타 탈꺼아?

 

: 응 타보고 싶어.

 

 

 

티켓팅하는 곳으로 가서 15분에 300루피짜리 티켓을 두 장 끊고 대기했다.

 

아기낙타 한 마리는 한 아저씨를 죽어라 쫓아다니며 맨 살이 드러난 종아리를 깨물기도 하고, 팔뚝을 깨물기도 하고,

 

그러다 아저씨가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느라고 한눈을 팔자 급기야는 아저씨 머리통을 통채로 삼켜버릴 것처럼 입을 쫙 벌리고 머리통을 입 속으로 집어넣는다.

 

하지 말라고 밀어내고 혼을 내도 소용이 없다.

 

보고있자니 너무 웃겨서 사진을 찍었더니, 나더러 만져도 된다며 가까이 오란다.

 

처음엔 살짝 겁을 먹었지만, 살금살금 다가가서 용기를 냈다.

 

 

 

: 낭군! 얘가 나 물어! 하하하하하하!

 

 

 

아가낙타는 낯가림이 없는 듯 했다.

 

나한테 경계를 풀더니 팔뚝이고 손이고 물어대기 시작한다.

 

목을 끌어안아도 도망갈 생각도 않고 몸에 착 감긴다.

 

아 진짜 완전 강아지다 강아지.

 

덩치는 이미 나보다 큰데 하는짓은 태어난지 한달 쯤 된 강아지랑 똑 닮았다.

 

아저씨는 내가 낙타를 예뻐라 하는 게 좋아 보이셨는지 인도식 아침식사인 으깬감자를 곁들인 도톰한 난 큰 조각 하나를 손에 쥐여주신다.

 

먹으라고 입에 대주니 우걱우걱 잘도 받아 씹어먹는다.

 

아우.. 귀여움 터져~~~~~!!!!!

 

 

아저씨: 이리와! 탈꺼지?

 

: !

 

 

 

얼른 티켓을 제출하고 무릎꿇고 앉은 낙타 등에 살그머니 올라탔다.

 

아저씨가 일어나라고 하자(인도 말인데 아마 일어나! 이 정도 의미인 듯 했다.) 낙타가 벌떡 일어나는데,

 

앞으로 출렁 뒤로 출렁 하더니 훌쩍 높아진다.

 

낭군이 탄 낙타는 내 낙타보다 덩치는 컸는데, 앞질러 가지 못하게 내 낙타의 왼쪽 허리쯤에 고리를 묶어서 따라오게 만들었다.

 

그렇게 출발~

 

 

15분 코스는 바로 앞에 보이는 모래언덕 위까지 가서 사진을 찍고 다시 돌아오는 코스였다.

 

낙타가 걸을때마다 꾸불텅 꾸불텅 하며 흔들거리는 게 기분이 좋다.

 

행여나 내 운동화가 낙타 몸을 때릴까봐 조심조심하며 살짝 걸치기만 하고 흔들림에 몸을 맡겼다.

 

 

모래언덕 위에서의 사진은 낙타를 끌고 간 아저씨가 찍어주셨는데, 각도를 달리해서 많이도 찍어주신다.

 

낭군: 우리가 직접 찍어도 이렇게 많이는 안 찍겠는데?

 

:

 

낭군: 사진의 중요함을 아시는 분 같아.

 

 

그렇게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와선,

 

아저씨의 앉아!(이것도 느낌상..)하는 구령에 맞춰 낙타가 털썩 주저앉았다.

 

빠른 속도로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어서 내릴 땐 조금 놀랐다.

 

낙타사파리를 뒤로 하고 나오는데 발이 안떨어진다.

 

~~~~어무 순하고 예쁜 내 친구들...

 

 

 

: 날씨가 흐린 게 너무 아쉽다.

 

낭군: 비 안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 그래도 여행은 날씨가 50%란 말야.

 

 

 

 

훈더(Hunder)를 나오는 길에 풍경이 너무 예뻐서 동영상을 찍고 있는데..

 

 

 

낭군: ?!! 앞에 무슨 일 생겼나봐.

 

: 무슨 일?

 

 

 

순간, 경찰인가 아니면 사진찍지 말라고 하는건가 싶어서 재빨리 동영상을 접었다.

 

이 곳 인도에서는 촬영금지 표시가 이동하는 중에 하두 많아서, 혹시 내가 표지판을 못 보고 사진을 찍을까봐 유명 관광포인트 외에는 살짝 눈치를 보면서 촬영을 했다.

 

바로 앞 커브길에서는 자동차 두 대가 충돌해서 둘 모두 라이트가 박살나 있었다.

 

훈더로 들어오는 차는 왼쪽 차선으로 제대로 주행한 듯 한데, 나가던 차가 오른쪽 차선으로 주행해서 추돌한 걸로 보였다.

 

 

 

: 낭군, 우리는 왼쪽으로 잘 다니자~

 

 

 

훈더를 뒤로 하고 디스킷(Deskit)으로 들어오는 길은, 어제보다 확실히 더 많은 물이 불어나있었다.

 

내일 판공초 갈 때 물 많으면 안되는데...

 

오토바이로 건널 수 있을만큼의 깊이만 만나야 하는데..

 

오늘은 제발 비가 그만 내렸으면 좋겠는데...

 

 

 

낭군: 디스킷에 론니에서 추천하는 숙소가 있었거든? 거기 가 볼까?

 

: 그래! 핫 샤워만 되는지 확인하면 되지 뭘

 

 

 

낭군이 몇 군데를 봐뒀나 본데, 한 곳은 오토바이 진입이 불가능했고, 한 곳은 도저히 좋아보이질 않았다.

 

 

 

: 론니를 너무 오래된 버전으로 구입해서 본 거 아냐?

 

낭군: 3년 전 거긴 한데, 그것도 너무 오래된건가?

 

: 3년 동안 많이 바뀌었나봐.

 

 

 

그렇게 실패하나.. 싶다가 발견?

 

 

 

낭군: ?! 여기다!

 

 

 

밖에서 보기에 완전 멀쩡해보이는 숙소였다.

 

가격을 물어보니 아침식사 포함해서 보통 방은 1,000루피, 좋은 방은 1,200루피.

 

핫 샤워와 와이파이는 저녁에만 가능하다고 했다.

 

어제 게스트하우스에서 티비를 틀었더니, 날씨가 흐리거나 비오고 있냐며, 잡히는 신호가 없다고 나와서 진짜 어이 없었는데..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좋은 방이라고 소개해주신 곳은 이제 막 지은 신축 방이었다.

 

가구 냄새인지 페인트 냄새인지 묘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특별히 끝 방을 배정받아 직각방향 창문으로 이중뷰가 좋았고,

 

가구 및 침구류가 깔끔한 게 보여서 마음에 들었다.

 

 

 

낭군: 여긴 요금을 정직하게 받는 것 같아.

 

: , 어제 묵었던 곳보다 훨씬 좋은데? 심지어 더 저렴한데.

 

 

 

방에 붙어있는 발코니는 의자에 앉아 멍때리기 딱이었다.

 

멀리 보이는 산맥도 멋지고,

 

정원인지 밭인지 가꿔놓은 곳에 뛰어다니는 강아지도 너무 귀엽고,

 

방 입구(숙소 뒷면)로 들어올때 보이는 계곡물도 시원하고, 뭐 하나 빠질 게 없었다.

 

 

 

 

마당에는 출발을 준비하는 팀이 있었다. 오토바이에 문제가 있는듯 점심 시간이 지나가는데도 출발을 못하고 있었다.

 

낭군 : 맙소사 저사람 닌자로 왔어.

나 : 그게왜?

낭군 : 마치 포르쉐로 오프로드 달리는 느낌?

 

아마 인도사람이 자기 오토바이로 여행온듯 하다. 

 

 

낭군: 부인, 나 쫌 배고파.

 

: 그래? 그럼 고르지 말고 아까 지나오면서 봤던 깨끗해보이던 식당 가자.

 

 

 

낭군 배고프지 않게 하려고 서둘렀지만,

 

오토바이의 짐들을 방으로 올려놓고 나니 비가와서, 환기시키려 열어뒀던 창문을 다시 닫으러 올라가고,

 

그러다 보니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봐뒀던 식당으로 직행.

 

 

 

낭군: 나 배고파. 피자랑 하나 더 시켜야 될 것 같아.

 

: 응 피자 한판 다 먹어. 난 그거 먹을꺼야 수제비.

 

 

 

어제 칼국수인 뚝파를 먹어봤으니, 오늘은 수제비인 탄뚝이다.

 

몸을 녹이려 레몬티도 한잔 시키고, 낭군은 스프라이트를 주문했다.

 

 낭군: 여긴 뷰가 다 좋구나.

 

 

 

식당마저도 뷰가 끝내줬다.

 

마을 자체가 뷰가 좋은 마을이니, 어딜 가도 창문만 뚫려있으면 뷰는 보장되는 것 같다.

 

음식도 맛있었다.

 

피자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충분히 먹을만 했다.

 

식사를 마치고 디스킷 곰파로 이동~

 

 

 

낭군: 물 하나 사서 갈까? 우리 물 없지?

 

: 그래 한 병 살께

 

 

 

구멍가게에 가려니 계단 입구를 개들이 막고 있다.

 

다들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서 자느라 정신없다.

 

사실, 이 동네 떠돌이 개들은 전부 병이 걸렸는지 다들 눈이 빨갰다.

 

그래서 길거리 개들을 만지지는 않았다.

곰파는 입장료가 있었다. 1인당 30루피.

 

꼭대기까지 차로 올라올 수 있게 도로를 만들어놓은 걸 생각하면 매우 저렴한 금액이었다.

 

입구에는 동자승 학교가 있었고,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어린 스님들이 너무 귀여웠다.

 

먼저, 큰 불상이 있는 쪽으로 올라갔다.

 

 

 

: 여긴, 사원이라기보다 전망대를 오르기 쉽게 만들어 놓은 곳 같아.

 

 

 

360도 뷰가 이런걸까.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갖다 대도 작품이 나온다.

 

날씨가 흐린 게 못내 아쉬웠지만, 낭군은 비가 안 오는 게 어디냐며 구박을 그렇게 한다.

 

구름낀 날씨가 야속했지만, 셔터는 열심히 눌러댔다.

 

커다란 불상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이어서 오를 곰파도 보인다.

 

건물들이 죄다 흰 색이라 눈에 띄고 주변 바위랑 어울린다.

 

 

구불구불한 포장 도로를 따라 내려와서, 다시 구불구불한 포장 도로를 따라 곰파쪽으로 올라갔다.

 

곰파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구석 구석을 걷게 돼있었다.

 

 

 

낭군: 달동네 느낌이야.

 

 

 

정말 낭군 표현대로,

 

좁은 오르막을 따라 요리죠리 꽉차게 들어선 작은 건물들이 딱 서울 달동네 느낌이었다.

 

 

낭군: 이게 계속 보인다? Prayer wheels 라고 하던데.

 

: 이걸 돌리면서 소원을 비는거야?

 

낭군: 그런가봐. 끝에 못이 있어서 돌아가다가 종을 울리네.

 

 

 

계단을 올라가는 내내 곳곳에 회전종이 많이 있었다.

 

 

 

맨 꼭대기에는 예배당(?)이 있었는데, 인상 험악한 스님께서 안쪽은 사진을 못 찍게 하셔서 아쉬웠다.

 

 

낭군: 인도 스님들 중에 젊은 편에 속하는 사람들은 인상이 스님같지 않아.

 

: 다들 좀... 깡패같아. 무서워. 표정만 보면 낭군이 훨씬 평온해.

 

낭군: 부인이랑 살려니까 그래.

 

: 나랑 살아서 이정도인거야. 감사히 여겨.

 

낭군: 네네 감~사합니다

 

 

 

회의장소처럼 보이는 커다란 홀은 사진이 허락됐다.

 

인도에서는 좀처럼 만나지 못한 고양이도 곰파에 살고 있었다.

 

 

 

 

: 인도어? 힌두어?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씨가 너무 예쁘지 않아?

 

낭군: 그림처럼 생긴거?

 

: 응 글씨들이 전부 그림같아서 예뻐

 

사진을 찍을까 고민했으나,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글자를 찍어서 일기에 넣었다가 나중에 알고보니 너무 웃긴 뜻일까봐 그만뒀다.

 

서울 한복판에서 등판에 외... 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외국인들처럼.

 

 

 

곰파에서 내려오자 파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는 게 사진이라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다시 불상이 있는 전망대로 올라가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연거푸 찍으며 감탄 감탄 감탄을 연발했다.

 

 낭군: 내가 이걸 보러 여길 왔구나.. 싶어?

 

: 인도여행 첫날부터 좋았어. 공항에서부터. 근데 여긴 그냥 대박이야.

 

 

 

 

곰파를 실컷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 .. 여기 열무가 너무 싱싱하게 잘 자랐어. 오이만 넣어서 고추장에 밥 비벼먹으면 맛있겠다.

 

낭군: 우리 엄마도 이거 보셨으면 똑같은 얘기 하셨을꺼야.

 

: !!!!

 

낭군: 낭군 이쁜 눈으로 봐야지~~~

 

 

 

이 인간이 고기만 좋아해서 열무비빔밥의 참맛을 모른다.

 

허구헌날 피자만 먹는 패스트푸드형 인간 같으니라고..

 

바깥 풍경이 보이도록 베게를 거꾸로 베고 누워서 일기를 쓰고 사진을 편집하며 뒹굴거리다 저녁 시간이 돼서 밖으로 나갔다.

 

 

 

: 그냥 여기 식당에서 먹을까?

 

낭군: 근데 손님이 오늘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아. 음식이 되는지도 모르겠어. 하루종일 식당 손님이 한명도 없었어.

 

: 이 집 식구들도 먹어야 하니까 밥은 하겠지. 그렇게 주문하면 그냥 요리해서 주는 거 아닐까?

 

낭군: 글쎄.. 손님이 전혀 없는 게 좀 그래. 바로 옆에 식당으로 가자.

 

: 알았어.

 

 

 

옆 식당은 이 곳 디스킷 마을 초입부의 첫 번째 식당이었다.

 

가장 무난한 볶음밥을 시켰다.

 

 

 

: 계란 들어간 볶음밥 먹고 싶은데..

 

낭군: 원래 숙소 식당으로 갈까?

 

: 그냥 두 개 시켜서 조금만 먹을래

 

 

 

숙소 식당 메뉴에는 계란 볶음밥도 있어서, 낭군이 또 내 비위 맞춰주느라고 애쓰는 게 보였다.

 

하지만 별로 배도 고프지 않았던 터라, 적당히 끼니를 때울 정도로만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나온 볶음밥 비주얼이 맛 없을수가 없게 생긴지라,

 

접시를 돌려가며 숟가락으로 밥알을 모아 싹싹 긁어먹었다.

 

 

 

낭군: 부인 조금만 먹는다며

 

: 근데 맛있네

 

낭군: 볶음밥은 왠만해서 실패하지 않아. 그렇지?

 

 

 

태국의 팟타이와, 푸켓의 파인애플 볶음밥이 저절로 생각났다.

 

각 나라마다 맛있는 음식은 있는 것 같아~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 75.

 

전기가 들어올 시간이었다.

 

따뜻한 물도 나올테고.

 

방 안의 불이 자꾸 꺼지려고 깜빡거려서, 혹시 전기가 나갈까 두려워 재빨리 핫샤워를 했다.

 

낮에 주인 아저씨가 랜턴을 한 개 주시면서 가끔 전기가 나간다며 그럼 사용하라고 하셨을 때만 해도,

 

설마~ 내 일은 아니겠지 했는데,

 

막상 불이 꺼질락말락 하니 마음이 급해졌기 때문이다.

 

뜨겁게 쏟아지는 물이 기분 좋았다.

 

~시 내일부터는 샤워를 못 할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오늘의 따뜻한 물이 감사했다.

 

 

 

낭군: ... 부인, 여기 콘센트 전기가 안 들어와.

 

: 고장난거야?

 

낭군: 아니, 멀티 연결을 감당 못하나봐. 한 개만 꽂으면 들어와.

 

: 아이고.. 번갈아가며 충전해야겠네.

 

낭군: 두 개까지는 된다.

 

: 낭군 빨리 씻어봐. 화장실에도 스위치를 네 개나 켜놨거든. 그거 다 끄면 여기 전기 될지 모르잖아.

 

낭군: . 이거 한꺼번에 여러 개 꽂아서 불이 깜빡거렸던 건가봐.

 

: 그렇구나.. 여기가 이러면 내일은 아예 전기 못 쓸 수도 있겠다.

 

 

 

우리 핸드폰 두 개, 고프로, 카메라, 노트북까지, 충전해야 할 물품이 매일 다섯개다.

 

.. 판공초에서 전기가 안 되면 난감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