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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인도 라다크

2019 인도 라다크 5일차 - 레

2019.7.25.

 

 

720분쯤 기상.

8시부터 가능하다는 조식을 먹고 출발할 심산이다.

낭군이 배낭을 오토바이에 묶는 사이에, 컨티넨탈 블랙퍼스트 2인분을 주문했다.

첫날 주문한 인도식 으깬 감자전도 괜찮았지만, 양이 너무 많다.

그리고 빨리 먹기엔 이게 제격이다.

혹시 점심식사가 마땅치 않을까봐 참치김밥 한줄을 주문해서 포장하고 출발 준비를 마쳤다.

 

 

 

사장: 여행 잘 해,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하고. 내 번호 있지?

낭군: 네 있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다들 친절하다.

기분좋게 출발~

 

일단 첫 일정은 오토바이샵에 내 면허증을 맡기는 일이다.

 

오토바이 렌탈비를 후불로 지불하기로 한 대신, 면허증을 맡기기로 했었다.

샵에 들러 면허증을 제출했다.

그리곤 주유소로 직행했다.

여분의 기름통은 한 개만 채웠다.

첫 목적지는 디스킷(Diskit).

맵스미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오토바이 경력이 꽤 쌓인건지, 낭군은 운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지는 것이 보였다.

가는 길은 도로가 매~우 좋고, 한적했다.

사방으로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은 이동하는 내내 사진을 찍을까 말까, 동영상을 찍을까 말까 계속 고민하게 만들었다.

도중에 한번, 20루피를 주고 구입해서 오토바이 손잡이에 매달아 놓은 깃발장식 한쪽이 풀어져서 재정비할 겸 물 마실 겸 휴식도 취했다.

 

 

 

 

낭군: 나 벌써 안정적인 것 같지 않아?

: , 도중에 엄청 속력내고 싶어하는 게 느껴졌어.

낭군: 하하하, 그게 느껴졌어? 나도 모르게 기어를 한 단 더 올려 말아? 그러고 있더라고

: 응 잠깐 차들 없을 때 낭군이 당겼잖아? 그래 오토바이가 이 맛이지~ 싶더라고. 좋더라 시원하고.

낭군: 하아.. 브레이크가 없어 부인은.

: 하지만 우리가 위험하게 다니진 않잖아.

 

 

 

길은 가는 내내 좋았다.

그래서 의심을 해야 했다.

분명, 가는 길에 비포장이 있댔는데.. 5,000미터가 넘는 고산이 있댔는데..

 

 

 

낭군: 부인, 이 길 맞아?

: , 맵스미에 제대로 가고 있다고 나와.

낭군: 방금 표지판이 나왔는데, 그게 판공초 가는길에 있는 마을이거등

: 근데 맵스미에는 여기로 나와.

낭군: 목적지 잘 설정한거지?

: 응 한국에서 이미 다 북마크 해놓은거라 바로 설정 한거거등 찾을 필요도 없이. 훈더(Hunder) 가기 전에 있는 디스킷으로 되어 있어. 디스킷 곰파.

 

 

 

가는 도중 낭군은 이상한지 몇 번을 더 물었다.

지도를 보여줬다.

 

 

 

: 낭군이 봐봐. 지금 우리는 여기 갈림길에 있어.

낭군: .. 이쪽 길로 왔구나. 잘못 왔네.

: 그래? 그럼 돌아가.

 

 

 

맵스미가 비포장길을 철저히 무시해버리고, 포장길로 빙~ 돌아서 가는 코스-우리가 계획하지 않은-를 알려준 거다.

 

 

 

: 근데, 저 길로 가도 도착을 하는데 뭐가 문제야?

 

낭군: 올 때 어차피 올 길인데, 두 번 갈 필요가 없잖아. 그리고 가는 길이 경치가 좋댔거든.

 

: ,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겠다.

 

 

 

그렇게 다시 처음 출발지로 컴백했다.

완전, 드라이브만 한 셈이다.

오토바이 손에 익힐 겸.

레로 돌아오니 날씨가 엄청 무덥다.

말 그대로 찌는듯한 더위.

 

 

 

낭군: 낮 시간이라 그런가, 너무 덥다.

 

 

 

이왕 레로 온 김에 비행기표를 알아보기로 했다.

레에서 델리로 넘어가는 날짜를 11일로 확정지었기 때문에, 델리로 가는 비행기표 예매를 해야했다.

두 군데 들러 티켓을 확정하니 이미 점심시간.

오토바이에 매달아 놓은 짐들을 그냥 둘 수 없어서 낭군이 여행사에 다녀오는 동안 짐을 지키고 있었더니,

찌는 햇빛에 열사병이 오는 듯 했다.

 

 

 

: 낭군, 부인 힘들어. 고산은 아니고 열사병 아니면 일사병 온것 같아.

 

 

 

오토바이도 갑자가 말썽이었다.

시동이 자꾸 꺼지는 것이었다.

다행스러운 건 오토바이 렌탈샵 바로 앞이라는 것.

샵으로 들어가서 문제점을 얘기하고, 수리를 맡겼다.

 

 

 

: 뭐가 문제래?

낭군: 연료가 안좋아서 연료필터가 막혔대. 그것만 갈면 된대.

: 우리 레로 돌아오길 다행이다. 누브라로 갔다가 문제가 생겼으면 고생할 뻔 했어.

낭군: 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암튼 이동해서 이런 일 생기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다.

: 일단 점심먹자. 부인 힘들어. 그냥 제일 가까운 식당 들어가자 쉬어야겠어.

 

 

 

샵에서 가장 가깝게 보이는 식당, 레 뷰 레스토랑.

 

 

 

낭군: 저기 갈까? 괜찮아? 3층인 것 같아.

: 가 가.

 

 

 

머리쓰기도 싫었다. 몸에 열이 올라서 머리가 어질거렸다.

레 뷰는 실제로 4층 옥상이었다.

계단을 오르며 얼마나 힘들었는지..

 

 

 

낭군: 피자, 파스타 이런 거 먹을래?

: 파스타 먹을게. 피자는 싫어. 토마토소스로 시켜줘.

 

 

 

일단 찬 물을 주문했다.

물 한 컵을 들이키니 훨씬 살 것 같았다.

게다가 음식도 맛있었다!

낭군이 주문한 샌드위치마저도 겉이 바삭해서 맛있었다!!

 

 

 

낭군: 뭐야, 숨은 맛집이었네.

 

 

 

어떤 음식을 시키든 다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낭군: 여기서 누브라밸리까지 6시간 걸릴거 같거든? 7시 도착인데 어두워지지 않을까?

: 오늘이 4일째 쯤 되면 모를까, 첫날이라 위험하게 가면 안 될것 같아.

낭군: 그래, 시간이 아슬아슬하긴 하다.

: 숙소 어디로 할까?

낭군: 누브라 깔끔히 포기야?

: , 내일 출발. 위험한 건 안돼.

 

 

 

그렇게 포기하고 하루 더 묵을 숙소를 구하기로 했다.

 

 

 

: 우리 돌아다니다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많아. 이미 출발한 줄 알텐데 아직 레에 있는 걸 보면 어이없겠지.

낭군: 이렇게 하자. 오늘은 오토바이 테스트겸 주변을 돌아본거다~ 손에 익힐려고 한거다~ 말 돼잖아?

: .. 내가 굳이 옆에서 아니라고 반박하진 않을께. 그냥 가만히 있을께. 우리 아미고 사장님이랑.. 강용해도 만나면 안되고..

낭군: 강용해는 괜찮아. , 아니구나.

: 아니지. 굳이 돈 버려가며 오늘 날짜부터 퍼밋을 받았는데, 출발 안 했으면 되게 이상한거지.

낭군: 그렇네 짐도 맡겼고.

 

 

 

오토바이는 금새 고쳐져 있었다.

차라리 문제가 빨리 발견돼서 고쳐져서 다행인 것 같기도 했다.

 

 

 

낭군: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스트하우스 가볼래?

: 그래, 왜 좋은데? 경치가 좋대?

낭군: 깨끗하고 조용하고 저렴한데, 가는 게 너무 힘들대 멀어서

: 그럼 우리한테는 문제없네 오토바이가 있으니까.

낭군: 응 우리한테는 문제가 안되지.

 

 

 

그렇게 지도를 찾아 올뷰게스트하우스에 갔다.

올뷰게스트 하우스로 가는길은 골목안쪽으로 한참 들어가야 했다. 차는 들어가기 불가능하고 오토바이는 겨우 들어갈만했다. 이런 상황이니 조용할 수밖에 없는게 당연했다.

들어가 보니 소문대로 내부는 깔끔했고 정원도 잘 관리되어 있었다. 다만 오늘은 빈방이 없다고 했다. 어떻게 할까 하다 돌아다니면서 괜찮아 보이는 곳을 찾아들어가 구하기로 했다.

 

아미고를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무엇보다 조용한 곳을 찾아다녔다. 아미고가 내부는 깨끗했는데 도로에 차 소리와 늦게까지 식당영업을 하면서 손님들이 내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11시까지 맥주 마시는 팀들도 있었다.

몇군데 돌아다니면서 방을 보고 가격을 물어보고 했는데 다들 아미고보다 비싸면서 내부 시설도 안 좋았다.

 

 

 

낭군: 그냥 메인쪽으로 돌아가자

: 그러자

낭군: 가기전에 저 골목 한번만 들어가보자

 

 

 

골목 들어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다 괜찮아 보이는 게스트 하우스를 발견했다. 주차장도 잘 되어있었고 내부도 깔끔했다. 조용한건 말할 것 없었고 방에서의 뷰도 좋았다. 내심 마음을 정하고 딜을 시작했다.

 

 

 

낭군: 얼마에요?

사장: 1,200. 아침식사는 불포함.

낭군: 너무 비싸요 가야겠어요.

사장: 800까지는 해줄게.

낭군: 아침까지 껴주세요.

사장: 아침은 인당 100이야. 아침끼면 1,000해야돼.

낭군: 좋아요.

 

 

 

사장님과 직원은 친절했다. 짐도 나와서 다 들어주고 필요한건 없는지 차 마실건지 등을 계속 물어봐 주었다.

인도에 오기전에 인도인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길가다 만나는 사람이 말을걸면 사기꾼이다. 누군가 친절하게 대한다면 돈을 요구하는거다. 조심해라.'

하지만 레에 관해서는 다들 좋은 평가를 했다. '만나는 모든사람들이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라고. 아미고 사장, 바이크샾 사장, 이번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도 모두 친절했다.

아 이 게스트하우스의 특장점은 방에 침대에 누워 와이파이를 쓸수 있었다. 레에서 사용한 인터넷 중 가장 빠른=유튜브를 시청가능한 인터넷 속도였다.

 

침대에 누워서 낮잠도 자고 샤워도 하고, 일기도 쓰고, 사진편집도 하고 정비를 하면서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