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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인도 라다크

2019 인도 라다크 2일차 - 레

2019.7.22.


낭군: 부인 잘 잤어?
나: 응 잘 잤어
낭군: 엄청 잘 잤다. 호텔이불 짱이야. 우리 이거 살까?

 

사실 오래 잔 것도 아닌데, 꿀잠 자긴 했다. 비행기 시간이 길어서 피곤하긴 했나보다.
간단히 준비를 하고, 라운지로(?) 출발~

 

낭군: 우버 탈까?
나: 왜? 셔틀버스 타자
낭군: 밖이 더워서 부인 걷다가 지쳐서 고산 심하게 올까봐
나: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침대에 걸터앉아 우버를 검색했더니 택시들이 전부 호텔 근처에 있단다.
너무 가까워서 로비에 내려가서 부르기로 했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우버를 불렀다.
로비 앞을 지키는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다.

 

나: 트렁크에 배낭 넣으면, 꺼낼 때 돈 더 안주면 트렁크 문 안 열어준다거나 그러는 거 아냐? 아님 트렁크 사용비용을 받는다던가..
낭군: 설마...

 

낭군은 설마~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눈치이긴 했다.
인도에 오기 전에 각종 사기에 대해 너무 많이 들었으니까.
인도사람 절반은 사기꾼이고, 나머지 절반은 사기꾼 아닌척 하는 사람이라고.

뒷좌석에 앉아 거리를 구경하니, 인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길거리에 종종 보이는 쓰레기들과,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찻길로 나와서 서 있는 사람들,
역주행 방향으로 여유롭게 찻길위를 걸어다니는 소.

 

낭군: 인도 특유의 느낌이 있다. 다른 동남아랑 달라.

 

도착한 공항은 터미널 1.
어제는 터미널 3에서 내렸으니 다른곳이다.
우버 비용은 140+a가 나와서 150선에서 타협하면 좋을 듯 했다.

 

낭군: 우리 잔돈 있어?
나: 음.. 200밖에 없는데? 100짜리는 어제 썼네.
낭군: 그래 안되면 그거 내는걸로 하지 뭐. 사실 어제 택시도 이정도 불렀으면 오케이 하려고 했었거든.
나: 좋아 5km 거리에 4,000원이면 뭐~
낭군: 일단 내가 트렁크에서 짐을 꺼낼께 그 다음에 돈 내자.

 

무사히 배낭을 돌려받고, 200을 냈더니 50을 돌려준다.

 

낭군: 기사랑 내가 적정선에서 타협봤어. 150 생각했는데 딱 50 거슬러주네.
나: 오~ 딱이네.

난 솔직히 잔돈 없다고 하고 안 거슬러줄 줄 알았다.

낭군: 우리 아직까지는 사기 안 당하고 잘 있는 것 같아. 아직까지는.

 

공항은 입구에서 티켓을 검색했다.
여권과 e-티켓을 보여주고 무사통과.
문제는 티켓팅이었다.
평소 하던대로 핸드폰으로 티켓예약번호를 보여줬는데,
결재한 신용카드의 모든 자릿수가 필요하다며 보여달란다.

 

낭군: 어? 그거 부인꺼 카드인데 안가져왔는데요?
직원: 음.. 안돼요 카드번호 전체를 입력해야 해요.
낭군: 여기 와이파이 되나요?
직원: 물론이죠.

 

근데, 와이파이가 안잡힌다.

 

아마 핸드폰번호가 인식되어야 잡히는 듯 하다.
정~안되면 전체 취소하고 다시 결재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인터넷만 되면 카드번호를 어플로 검색할 수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재결재하면 금액이 같을지, 예약한 좌석으로 다시 받을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나: 낭군 데이터 로밍 차단을 풀자. 그냥 인터넷 쓰게.

낭군: 좋은 생각이야.

 

내 핸드폰은 무슨 문제인지 로밍을 해도 인터넷이 잡히질 않고 먹통이다.
결국 낭군 핸드폰 로밍을 풀어서 핫스팟을 켜고 인터넷으로 카드번호를 확인했다.

 

낭군: 부인 데이터 풀자고 생각 진짜 잘했다.
나: 그래? 부인 도움이 됐어?
낭군: 어, 최후의 수단은 전체 결재를 취소하고 재결재하는 거였는데, 인터넷만 되면 해결 가능한 상황이라 좀 그랬어.
나: 응 아침에 일찍 오기도 잘했다, 되게 초조할 뻔 했어.

낭군: 재결재하면 금액이 달라지잖아. 우리가 구입한 금액보다 훨씬 비싸질 게 뻔한데, 이게 수법인 것 같아.

 

 

 

기분좋게 라운지로 이동.
라운지는 다이너스클럽 앱을 봐도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
국내선에 라운지가 있다는 게 어디야~
흡족해 하며 한번 둘러봤다.
인도 국내선 터미널 1 라운지는 프리미엄 라운지.
지금껏 다녀봤던 곳들과 메뉴가 천지차이로 달랐다.
인도네시아에서 몇 번 먹어봤던 마샬라와 인도카레가 세팅되어 있어서 아, 뭘 먹어야 하나.. 싶은 기분?

 

낭군: 계란 해달라고 해야겠다.
나: 내 것도~~~

 

낭군이 계란 즉석요리를 주문하는 사이, 조금 가져온 카레를 빵에 찍어서 먹었다.
오...!!!! 맛있어!!!

 

나: 낭군! 카레 먹어봐! 부인이 딱 좋아하는 인도카레 맛이야! 빵에 찍어먹으면 맛있어~!

 

 

낭군이 가져온 이름모를 계란요리도 맛있었다.
그렇게 또 라운지에서 잔뜩 배를 채우고, 고산병 약도 먹고나서 게이트로 이동했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새치기하는 인도 여자애를 보고 한 번 혀를 쯧쯧.. 해주고,
줄을서서 입장하고 버스로 이동했다.
티켓 카운터에서 안내해준 대로 9시30분이 되자 입장이 종료되었고,
시장통처럼 북적거리는(정말 단 한 자리도 빈 자리가 없었다!) 통에
짐 넣을 칸도 없어서 여러명이 헤매고,
꽉 차게 시간이 흘러 비행기는 예정대로 10시 정각에 출발.
이렇게 예정시간에 정확하게 비행기가 출발하는 것도 처음인 듯~

 

낭군: 가는 길에 경치가 끝내준대. 왼쪽으로 앉으라고 해서 오른쪽 예약했다가 왼쪽 자리로 일부러 바꾸기까지 했어.

 

비행기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곤이 몰려왔다.

 

나: 낭군 경치 바뀌면 깨워줘~

 

그렇게 사십분 쯤 잠이 들었을까..
문득 정신이 들어 밖을 쳐다보니,

 

나: 우와!! 대박 끝내줘!

 

 

 

비행기가 히말라야 산맥 위를 지나고 있었다.
만년설로 뒤덮여서 끝이 뾰족뾰족한 히말라야 산맥은 경치가 끝내줬다.
곳곳에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고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는 빙하 녹은 물이 중간중간 빙하호를 형성하고 있었다.
히말라야 산맥의 아래쪽으로는 넓게 삼각주가 보이며 산 정상의 만년설과 대조를 이루며 초록 식물들이 가득했다.
이런 경치일 줄이야...
히말라야 산맥에 감탄을 내뱉으며 시간이 조금 지나자, 속이 더부룩해지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속이 안 좋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심지어 화장실도 급해졌다.
고산이 오는구나... 에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버스를 탑승해야 하는데, 기운이 없고 팔다리가 저리고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좋았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좀 앉아있으면 나아지겠지.

 

그렇게 있으니 직원들이 다가온다.

 

직원: 너 괜찮아?
나: 네, 괜찮아요.

 

친절하게 물도 갖다준다.

 

직원: 물 많이 마셔, 좀 아래 고도에 병원 있는데 안되면 거기 가서 적응하고 올라와. 병원 연락해줄까?

낭군: 아뇨 괜찮아요

 

어차피 내가 고산병 심한건 알고 있는거고, 한 이틀 쉬면 적응 되는것도 잘 알고있으니,
지금 상태가 무진장 메롱이어도 병원까지 갈 상황이 아니니건 스스로 판단 가능했다.
솔직히, 페루에서 버스로 쿠스코에 가는 길에 차멀미와 고산이 한꺼번에 와서 여덟시간 내내 토했던 걸 생각하면 이정도 고생은 별것 아니었다.

공항 건물까지 이동하는 버스를 타자, 군인이라는 사람이 take it easy를 연발하며, 물 많이 마시라는 얘기와 함께 곧 괜찮아질꺼라고 안심시켰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바로 앞 소파에 뻗어 누워있으니, 낭군이 산소통을 사왔다.
열심히 코에 대고 흡입했다.
산소마시기를 멈출 땐 열심히 물을 마셨다.

 

 

행인: 그거 입으로 숨쉬는 거야.
나: 아, 이렇게 하는거예요?

 

지나가던 인도 사람이, 내가 열심히 코로 산소를 들이마시는 걸 보더니, 
코를 마개 밖으로 내고 입 주변을 감싸서 입으로 산소를 들이키는 거라며 자세를 교정해줬다.
음, 기분탓인가? 확실히 산소가 폐로 더 잘 들어오는 느낌~
그렇게 한 통을 다 들이키고 나니, 올~~~~ 몸이 느껴질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다!

 

나: 낭군! 이거 대박이야. 효과 짱이야 부인 이제 걸을 수 있어.
낭군: 그래? 나도 이제 쪼금 느낌이 와, 한 통 더 사가자.
나: 응, 아까 비행기에서 내리고 부인 상태가 10%였다면, 지금은 60%로 급증했어. 한 통 더 마시면 금새 좋아질것 같아.
낭군: 그럼 지금 아예 한 통 더 마실래?
나: 아니, 지금부터는 좀 적응해가면서 가끔 한모금씩만 뇌에 산소를 공급해줄래. 내 몸이 적응해야지.
낭군: 응 그게 나을 수도 있겠다.

 

남편이 의사인 부부가 이 지역을 여행했던 블로그에서는,
부인이 아플 때마다 고산병 약과 함께 타이레놀을 같이 먹으라고 처방해줬던데,
우리도 똑같이 준비하긴 했지만 고산병 약 성분을 몰라서 타이레놀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는 판단할 수 없었다.
머리가 너~무 아플때만 타이레놀을 먹기로 하고 일단 패스.

어쨋든 상태 호전.
그러고 있자니 아저씨 한 명이 다가온다.

 

아저씨: 너네 아미고 게스트하우스 가는거야?
낭군: 어떻게 알았어요?
아저씨: 거기서 픽업 나온거야. 기다려봐.

 

그러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낭군을 덥석 바꿔주더니 한국말로 몇마디 하는가보다.

 

낭군: 그래서, 택시비가 얼만데?

전화 속 아저씨: 보통 500루피야
낭군: 500? 너무 비싼데? 내 친구들은 다 300에 갔다고 했어. 하지만..네 친구 택시를 이용할께.

하지만 우리가 느리적거리자 마음에 안들었는지, 기사아저씨는 다른 사람한테 사기치러 자리를 떴다.(아마 또 다른 사람에게 사기치러 갔을 게 뻔하다.)

낭군: 완전 사기삘 났지?
나: 응, 너무 티나더라.
낭군: 우리가 한국인 티가 나니까, 대부분의 한국인이 묵는다는 아미고 숙소를 찔러보고, 올커니~ 하고 사기치려 드는거지. 애초에 아미고에서 픽업 택시를 보냈을리가 없잖아.

 

한국말까지 하는 친구를 섭외해서 냉큼 전화를 걸고 마치 아미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전화른 받는 척 하는 건, 
이 기사아저씨의 오래된 한국인 등쳐먹기 수법 같았다.
나름 여러 곳을 여행한 덕에, 사기삘은 잘 느끼는 편인데,
그걸 안 당하려고 애쓰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꽤 큰 점을 고려해서(그러면 사기는 안당하지만, 정신력 낭비가 심했었다.),
요즘엔 적당선에서 사기를 당해주며 타협하며 쓸데없이 정신력을 소모하지 않고,
허용할 만한 수준의 사기는 당해주자는 느낌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다.
아미고까지 택시비 500은 우릴 기다렸다 태울꺼면 태우고 말꺼면 말아라~고 하는 수준의 사기라서, 
기다리든 말든 천천히 물마시고 산소통 흡입하며 적응 시간을 가졌다.
그새 기사아저씨는 말도없이 사라져 있었고, 내 체력은 꽤 돌아와서 7kg짜리 내꺼 배낭을 메고 평지를 조금 걸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되었다.
공항 바로 밖의 pre paid 택시요금을 지불하러 티켓박스로 갔다.

 

낭군: 아미고 게스트하우스요.
직원: 400루피요.
낭군: 이 정도면.. 그냥 타자.
나: 그래 이 정도면 납득할 수준이네. 낭군이 말한 것보다 2000원 더 달라는 거잖아.

낭군: 남들도 다들 400루피 지불했댔어.

 

택시기사 아저씨는 인도사람 티를 뿜뿜 내며 뛰다시피 걷기도 잘한다. 자기 택시가 저기 위쪽에 있단다.

 

낭군: 부인 상태가 별로 안좋아. 천천히 가줘.
기사: 아! 알았어 오케이.

 

 

 

얼른 뛰어가더니 택시를 끌고 우리쪽으로 내려온다.
조심조심 택시에 탑승해서 게스트하우스로 이동.
지나는 풍경에서 진하게 인도맛이 난다. 좋다...
아미고에 들어서서 일단 월컴드링크로 따뜻한 보리차를 마시며 쉬었다.
낭군도 나도 아직 식사를 할 상태는 아니었다.
2층에 있는 방을 배정받고 층계를 올라가는데, 아이고.. 체력이 쪽쪽 빨린다.
급속도로 올라오는 고산증.
이 곳이 3,400m, 하와이 마우나케어에서 2,800m까진 멀쩡했고, 3,400m 고지에서 힘들어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이 곳은 2,800m 고산적응 없이 그냥 올라온 곳이니 힘든 건 당연했다.
하지만 앞으로 갈 포인트들의 고도가 5,400m도 존재하는 걸 생각하면 여기서 물러설 순 없었다.
침대에 뻗어 누워 잠을 얼마나 잤는지..
낮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서 오후 5시쯤 되어 저녁을 먹으러 내려갔다.

 

 

 

 

아직도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도 아프고 어질거렸지만, 몸 속에 에너지원을 넣어주지 않으면 상태가 더 나빠질 건 뻔했기에, 상큼한 식사로 김치찌개와 김치볶음밥을 주문했다.

 

낭군: 비주얼은 끝내주는데 맛은 우리가 알고있는 맛이 아니다.
나: 응 그래도 먹을만 해. 고산증 회복을 위해선 다른 숙소에서 묵었어도 여길 찾아왔을 판이야.

 

고추장에 열무김치 조금을 섞어 비벼놓은 김치볶음밥과,
전혀 익지않은 김치를 넣어 김칫국 느낌을 흉내낸 참치김치찌개를 저녁으로 먹고,
혹시 고산에 좋으려나 싶어 따뜻한 차도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레몬차는.. ㅋㅋㅋㅋ

 

나: 낭군, 부인이 시킨 레몬차는 따뜻한 물에 레몬을 갈아넣은 차야. 엄청 시어.

좀 걸으면 나을까 싶어 마을을 아주 조금 걸어보았다.

 

낭군: 아.. 이 마을 진짜 좋다.
나: 응 주변이 다 히말라야 산맥이야.
낭군: 매년 여기 레 지역을 오는 사람도 있대. 이 느낌이 좋아서.
나: 응 평화로운 곳이네.
낭군: 원래 지금이 엄청 성수기인데, 얼마전에 파키스탄하고 총격전이 있었잖아. 그래서 지금 유난히 사람이 없대. 숙소도 예약없이 와서 구해도 될 정도랬어.

 

그럼 우리한텐 딱이다. 성수기에 사람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니.

오토바이 렌탈샵도 두 곳 들려봤다.
미리 찾마본 정보에 의하면 우리가 빌리려는 히말라얀 오토바이 기종은 하루에 2,000루피였는데,
확실히 사람이 없어서인지 두 곳 모두 1,700루피를 불렀다.
물론 짐 싣는 luggage rack 렌탈 비용이 100루피씩 추가되긴 하지만.

낭군: 레 지역 오토바이 렌탈비는 전부 통일이래. 모든 오토바이를 관리하는 라다크 렌탈 모터바이크 협회가 있어서, 한꺼번에 관리한대.

정말 할인된 가격마저도 모든 렌탈샵이 똑같이 부르는 듯 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는 고민에 빠졌다.

 

나: 낭군, 부인 씻을까 말까 고민이야. 지금 딱 괜찮은 수준인데 샤워하면 에너지 딸리려나? 진짜 고민되네. 씻지말까?
낭군: 일단 낭군이 먼저 씻어볼께.

 

낭군이 샤워하는 사이에 또 까무룩 잠이 들었다.

 

낭군: 나는 괜찮은 것 같아. 부인도 어차피 세수는 꼭 해야 하니까 씻어볼래?
나: 응 그럼 부인도 씻어봐야겠다.
낭군: 나는 부인 씻을 동안 식당에 있을께. 와이파이가 이렇게 안 될줄 몰랐어. 론니플래닛을 다운받아둬야겠어.
나: 알았어 다녀와.

 

다행히 따뜻한 물이 콸콸 나와서 쾌적하게 샤워를 했다. 대신 또 녹초긴 됐다. 아마 방학 전 융합창의페스티벌을 준비하느라고 두주 내내 잠이 부족하게 준비했더니 그 피곤이 누적돼서 인도에 와서 피로를 푸는 기분이었다.

낭군은 내가 샤워를 미처 끝내기 전 방으로 돌아와 문을 열고는,
문 앞에서 와이파이가 지금 잡힌다며 문 바로 앞에 있을테니 무슨일 있음 부르라고 안심시켜주고 다시 나갔다.
아마 옆방 청년인 듯한 사람과 얘기하는 듯한 말소리가 들렸으나,
다른 때 같으면 나가서 기쁘게 대화에 동참했겠지만 또 다시 머리도 못 말린채로 침대에서 까무룩...
낭군이 낮잠 많이자서 밤에 잠 안올 것 같다며 영화나 한편 보자고 했는데,
난 어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뻗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