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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9 인도 라다크

2019 인도 라다크 1일차 - 델리

 

2019.7.21.

 

여행을 출발하기 전까지 정신없이 바빴다.
부장워크숍을 마치자 마자 밀린 학교일을 하느라 짐을 싸는둥 마는둥 하고 집을 출발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비행기 출발시간이 겨우 한시간 십분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
웹체크인을 했으니 망정이지 잘못하면 체크인 시간이 부족했겠다 생각하며 티켓을 수령했다.
아무리 시간이 부족해도 라운지는 이용해야지.
낭군이 티켓을 발권하는 동안 스카이 허브 라운지의 위치들을 체크하고 입장.
델리행 에어인디아는 게이트가 33번이라, 입구에 바로 있는 42번 게이트쪽의 스카이허브라운지에 들어갔다.

 

낭군: 역시.. 라운지는 우리나라가 최고야.

 

확실히 모든 음식이 입에 맞는다.
두 접시를 비우고 배를 든든히 하고는 비행기 탑승~
경유지인 홍콩까지는 자리가 꽤 비어있어서 넓은 좌석으로 이동해서 앉았다.
도중에 음료서비스 한번, 기내식 한번이 제공됐다.

 

 

나: 역시 맛은 별로다.

 

특히 간식으로 곁들여 나온 정체불명의 이상한 주황색 갈아만든 덩어리는 묘~한 향신료와 함께 살짝 역겨운 단맛이 들었다.

 

나: 부인은 이번 여행에서는 살빠질것 같다.
낭군: 그래? 난 괜찮은데?
나: 인도가 향신료를 많이쓴다고 하잖아, 내가 그걸 싫어하는것 같아.

 

뭐.. 이래놓고 엄청 잘 먹을수도 있지~
일단, 도착하면 시작될 나의 고산증 완화를 위해, 도착하자마자는 아무것도 안하고 호텔에서 쉬기로 했으니 그나마 좀 마음이 여유가 있긴 하다.
오늘 푹 자고 내일 라다크로 한방에 날아가면서 잘 버텨봐야겠다.

약 세시간 삼십분 정도를 비행하고 홍콩에 도착.
원래의 우리 자리로 이동했다.

 

낭군: 부인, 여기서 안 내리는거 알지?
나: 응, 화장실도 못 가는건가?

낭군: 화장실도 기내화장실 이용해야 할것 같은데? 사람들 계속 왔다갔다 해.

 

홍콩을 경유하는데, 단순 경유가 아니라 버스처럼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타고 했다.
승무원들은 보딩패스를 다시 확인하며 좌석과 가방들에 스티커를 붙였고(이 작업을 왜 하는지는 모르겠음)
청소하시는 여사님들이 재빨리 청소기를 들고 기내 바닥의 쓰레기들을 흡입하기 시작하셨다.
잠깐 화장실에서 이를 닦고있으니 노크도 크게 하신다.
화장실 청소 타임이구나 싶어서 이닦은 뒤 개운하게 헹구지도 못하고 나왔다.
그렇게 순식간에 정리가 끝나고 사람들이 탑승했다.
홍콩에서 델리까지는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비행기가 거의 꽉 차서 이동했다.

 

나: 세시간 반 날아왔어. 얼마나 더 가야해?
낭군: 아직 멀었네 아홉시간 걸린댔거든.

 

음.. 델리까지 다섯시간 비행기 타야하는구나.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12시30분쯤 도착하겠네.
엄마 아빠한테 도착 메세지는 문자로만 보내야겠다.
리디북스에서 미리 다운받은 e북들 중에 테드창의 '숨'을 읽다 자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두번째로 나온 기내식은 맛이 훨씬 나았다.

 

나: 맛있는데? 아까는 우리가 라운지에서 배부르게 먹고와서 그랬나봐.
낭군: 어 맛있다 이거

 

치킨과 베지테리언 식사 모두 맛이 괜찮았다.
이정도면 인도에서도 잘 먹을 수 있겠는데?

 

낭군: 부인, 우린 피자, 김치찌개 이런거 먹고 다닐꺼야.
나: 난 인도카레에 난 먹고싶은데?
낭군: 아무래도 부인 레 도착해서 고생할까봐 한국인들 많이가는 게스트하우스를 이틀 예약했거든, 근데 거기에 한식당이 있대.
나: 아~ 부인 고산때문에 고생할까봐 그랬구나?
낭군: 내가 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어?

 

델리에 도착하니 저녁 9시 30분이다.
아직은 실감이 안난다.
심지어 방학이 시작한 느낌도 아직 없다.

 

낭군: 이제 긴장되기 시작하는데?
나: 왜?
낭군: 이제부터 도착비자 신청하고, 현금 찾고 호텔로 이동해야돼.
나: 아...미션이 많구나.
낭군: 부인도 알고있었지? 미리 조사 했을테니까?
나: 아니? 난 낭군을 델꼬 다니잖아.

 

항상 여행을 준비하는건 낭군.
이번에도 난 아는거 하나도 없이 쫄래쫄래 따라왔다.

VOA(Visa On Arrival) 라는 글씨를 따라 도착비자를 신청하러 줄을 섰다.
e-비자가 훨씬 사람은 많았으나, 줄이 줄어드는 속도는 한 열배 차이나는 듯 했다.

 

나: 낭군, e-비자가 빠른데? 왜 도착비자로 했어?
낭군: 돈이 훨씬 비싸. 두배 넘게 차이나. 그래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
나: 헐.. 같은 비자인데 무슨.. 어이없다...

 

도착비자는 낭군이 미리 한국에서 출력해서 작성까지 끝낸 상태였다.
낭군 먼저 심사를 마치고 결재하러 이동.
내 차례가 되어 낭군을 따라 멍하니 서서 기다렸다.

 

직원: 두 카드의 숙소가 달라. 어떤 게 맞아?
나: 음... 이게 맞아요.

 

도착비자 신청 카드와 arrival 카드의 숙소가 서로 달랐다.
대충 아무꺼나 찍었더니,

 

직원: 니 남편은 여기서 묵는데? 둘이 서로 다른데서 묵는거야?
나: 아니예요 같은 곳이예요, 그럼 이게 맞아요.

 

졸지에 거짓말하는 웃긴 여자가 됐다..
낭군을 따라 결재하는 카운터로 이동.
1인당 비자 fee는 2000루피, 우리나라 돈으로 약 4만원이다.
결재 후 줄로 돌아가니 사람이 많아졌다.
쭈뼛거리며 앞으로 갔다.

 

낭군: 결재하고 앞으로 오라고 한거 맞지?
나: 어, 우리 앞 사람도 바로 왔었어.
낭군: 이거 너무 눈치보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나: 우리나라라면 이렇게 안 했을 것 같아. 바로 옆에 카운터를 두던지 뭔가 방법을 찾았을꺼야.
낭군: 인지를 사오라고 했겠지, 바로 딱 붙이기만 하게.
나: 응 그랬겠다.

 

바로 옆 e-비자 팀 직원 아저씨가 우리쪽을 보며 영어 조금 하는사람 있냐고 묻는다.

대기줄에는 한국인 아주머님들 여러명이 멀뚱멀뚱 서서 대기중이다.

아마 단체관광을 오신 것 같다.

 

직원: 이 아줌마들 남편 이름이 전부 똑같아!!!

 

주변 사람들이 다같이 빵 터졌다.
아마 한 명이 쓴걸 죄다 베꼈으리라.

나와서 가방을 찾고, 현금출납기로 이동했다.
출구 바로앞에 출납기가 있어서 매우 쉽게 비상금 획득.

 

낭군: ATM기가 이렇게 찾기 쉬운데 있을줄 몰랐네, 잘됐다.

 

바로 옆엔 약국도 있었다.

 

낭군: 고산병 약 주세요.
약사: 7xx루피요.

 

약은 두 가지를 주셨는데, 각각의 케이스에 금액이 적혀있었다.

 

낭군: 생각보다 비싼데?
나: 응 만오천원 하는거네? 오...

 

내일 레로 가는 비행기 탑승 전에 한 알 미리 먹어야겠다.

 

낭군: 이제부터가 문젠데, 택시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나: 멀어?
낭군: 아니 가까운데 부인 고생할까봐. 택시 타보자. pre paid 택시로.

 

택시티켓 사는 곳도 많았다.

 

낭군: 에어로시티까지 얼마예요?
직원: 300루피야
낭군: 어? Zone A, B, C. . .
직원: Zone D야
낭군: 에휴.. 지하철 타자.
나: 왜? 우린 어디 해당되는데?
낭군: 겨우 2km야.
나: 아.. 그럼 Zone A구나, 심하다..

 

공항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Zone이 구분되어 있고, 근방 5km까지는 A구역 제일 저렴한 곳에 해당했다.

음..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인도 사기.

지하철 타는곳은 조금 걷긴 했지만 충분히 걸을만했다.
티켓 구입 카운터에 요금이 게시되어 있었고, 우린 1인당 20루피를 지불했다.
음.. 택시 사기랑 8배 차이나네..
낭군이 미리 예약했다는 숙소는 Red Fox.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아 좋았다.

바로 옆 레몬트리 호텔로 잘못 들어가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잘 찾은 편.

 

나: 옆에 호텔이 더 비싸지?
낭군: 어 어떻게 알았어?
나: 티나, 더 고급져.

 

인도 델리의 호텔들은 앞에 보안요원이 딱 버티고 서 있는게 인상깊었다.
이 곳 델리가 치안이 위험하다는 뜻인가? (여행이 끝난 뒤 생각해보니 서비스의 일환인 것도 같다.)

체크인 후 샤워하고 누우니 천국이네.
이제 내일은 레로 이동이다!